Wix에서 Cloudflare로, 호스팅비 연 59만원을 0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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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글에서 일하는 방식을 AI로 바꾸겠다고 썼습니다. 그러면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요.

작은 회사가 AI로 가장 먼저 챙길 수 있는 것

AI는 여러 분야에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규모가 작은 회사가 당장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려면, 저는 IT 인프라에 나가는 비용부터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출을 늘리는 일은 변수가 많습니다. 반면 나가던 돈을 줄이는 일은 결과가 즉시, 그리고 확실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첫 대상을 정했습니다. Wix에서 호스팅하던 회사 웹사이트 두 개입니다.

얼마가 나가고 있었나

둘 다 몇 페이지 안 되는 정적 제품 소개 사이트였습니다. 요금은 이랬습니다.

항목 금액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 (사이트당) 월 17 USD
사이트 2개 합계 월 34 USD
현재 환율 기준 월 약 49,000원
연간 약 59만원

몇 페이지짜리 소개 사이트 두 개를 띄워두는 값으로 매년 59만원. 이 숫자를 다시 보게 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왜 처음에 Wix를 골랐나

우리는 IT 회사입니다. 그런데도 홈페이지를 Wix로 만들었습니다.

변명이 아니라, 그때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회사의 좋은 개발자를 홈페이지 개발에 붙일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 인력은 고객 프로젝트에 있어야 했으니까요. Wix는 만들기 쉽고 관리하기 쉬웠고, 우리는 그 편의를 월 17달러에 산 것입니다.

문제는 그 편의가 매달, 그리고 끝없이 청구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합리적이던 값이 시간이 지나며 과한 값이 되어 갔습니다.

더 큰 비용은 돈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 사이트 전체를 리뉴얼하려고 했을 때 진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처음에 모든 화면을 위지윅으로 하나씩 끌어다 놓아 만들었기 때문에, 일관된 디자인 톤앤매너를 새로 입히려면 페이지를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조립해야 했습니다. 일부만 손보면 나머지와 어긋나고, 전부 손대자니 들어가는 시간이 감당이 안 됐습니다.

작은 회사는 본사업만으로도 바쁩니다. 여기에 시간과 인력을 넣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리뉴얼 타이밍을 한 번 놓치고, 또 놓쳤습니다. 회사 사이트는 그렇게 방치됐습니다. 매달 34달러를 내면서요.

돈은 나가는데 사이트는 멈춰 있다. 이 조합이 이번에 결단을 내린 진짜 이유입니다.

왜 Cloudflare였나

저가 호스팅과 무료 호스팅을 훑어보니 선택지는 많았습니다. 기준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해외에서도 안정적으로 열릴 것. 우리는 해외 관련 비즈니스를 합니다. 국내에서만 빠른 곳은 후보에서 빠졌습니다.

둘째, 그리고 실은 이쪽이 더 중요했는데, 배포에 사람 손이 들어가지 않을 것. 앞에서 말한 방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이게 필요했습니다. 고치는 일이 번거로우면 안 고치게 되고, 안 고치면 또 몇 년이 흘러갑니다. 이미 한 번 겪은 일입니다.

Cloudflare는 깃허브 저장소를 연결해 두면 소스를 올리는 것만으로 자동 배포됩니다. 저는 커서와 클로드로 수정하고, 코드를 푸시하기만 하면 끝입니다. 별도의 배포 절차가 없습니다. 사이트를 고치는 일이 귀찮지 않게 되는 것, 이게 월 34달러보다 큰 차이라고 봤습니다. 연결 방법은 Cloudflare Pages의 Git 연동 문서에 정리돼 있습니다.

Vercel도 후보에 두고 살펴봤는데, 홈페이지류보다는 애플리케이션 쪽에 강점이 있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우리가 옮기려는 것은 몇 페이지짜리 소개 사이트였으므로 Cloudflare가 결이 맞았습니다.

진짜 벽은 요금제가 아니라 "소스가 없다"는 것

계획은 단순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옮기기. 그런데 곧바로 막혔습니다.

우리는 Wix에서 위지윅 방식으로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화면에서 끌어다 놓아 완성한 결과물이라, 로컬에 저장해 두었다가 새 호스팅에 올릴 수 있는 파일 뭉치가 애초에 없었습니다. 옮길 짐이 상자에 담겨 있지 않고 벽에 붙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실 몇 년 전에도 이 지점에서 포기했습니다. 그때는 호스팅 업체마다 다른 자잘한 설정에 하나씩 걸려 넘어지다가 결국 "다음에 하자"로 끝났습니다.

클로드에게 사이트를 통째로 넘겼다

이번에는 방법을 바꿨습니다. 클로드 맥스를 쓰기로 하고, 사이트를 두 가지 형태로 함께 넘겼습니다.

  1. 웹사이트 전체 페이지의 스크린샷. 최종 결과물이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2. 브라우저의 페이지 저장 기능으로 받아낸 전체 파일을 압축한 것. 실제 구조와 이미지가 어떻게 들어 있는지

보이는 모습과 내부 구조를 같이 준 셈입니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스크린샷만 주면 화면은 비슷해져도 내부가 딴판이 되고, 저장 파일만 주면 Wix가 자동으로 만들어낸 복잡한 코드에 파묻힙니다. 클로드는 이 둘을 함께 분석해서 기존 사이트와 거의 같은 화면을 HTML/CSS/JS로 다시 만들어 냈습니다.

가장 오래 붙잡은 문제는 www 하나 차이였다

이전 작업에서 제일 오래 붙잡고 있던 건 코드가 아니라 주소였습니다.

도메인의 네임서버를 Cloudflare로 바꾼 뒤, 주소창에 www를 붙였을 때와 붙이지 않았을 때가 서로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한쪽에서는 새로 만든 사이트가 제대로 뜨는데, 다른 쪽은 예전 Wix 사이트로 다시 연결됐습니다.

네임서버 변경은 스위치를 켜듯 즉시 반영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에 퍼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은 두 사이트가 동시에 살아 있는 구간이 생깁니다. 도메인을 어디서 샀느냐에 따라 바꾸는 화면이 다른데, Cloudflare의 네임서버 변경 문서에 주요 등록업체별 안내가 모여 있습니다. 여기에 www가 붙은 주소와 안 붙은 주소를 각각 어디로 보낼지 정해두지 않으면, 방문자마다 다른 사이트를 보게 됩니다. 누구는 새 사이트를, 누구는 옛 사이트를요.

이런 것이 예전의 저를 멈춰 세웠던 종류의 문제입니다. 원인을 모르면 "왜 어떤 사람은 옛날 화면이 보인다고 하지"에서 하루가 그냥 갑니다. 이번에는 증상을 그대로 설명하고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물어가며 풀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그동안 몰라서 못 하던 일이 아니라, 알아보는 데 드는 시간이 무서워서 미루던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검색 유입을 깨뜨리지 않기

여기가 가장 신경 쓴 부분입니다.

몇 년 운영한 사이트라 구글에 색인된 페이지들이 있었습니다. 이전 과정에서 주소가 바뀌면 그동안 쌓인 검색 유입이 그대로 사라집니다. 호스팅비 59만원을 아끼려다 그보다 비싼 것을 잃는 셈이지요.

그래서 원칙을 정했습니다. URL과 메뉴 구조 경로를 최대한 그대로 유지한다. 화면은 다시 만들더라도 주소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판단이 필요한 지점마다 클로드에게 확인을 받으며 진행했습니다.

구글도 이 상황을 위한 안내를 따로 내놓고 있습니다. 주소를 바꾸지 않고 호스팅만 옮길 때의 문서인데, 옮기기 전에 한 번 읽어두면 좋습니다. 새 호스팅이 제대로 뜨는지 확인한 뒤에 예전 것을 내리라는, 당연하지만 급할 때 놓치기 쉬운 순서도 적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메인의 네임서버를 Cloudflare로 지정했습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이틀입니다.

옮기고 나서, 미뤄둔 리뉴얼까지

이전이 끝나고 나니 하나가 남아 있었습니다. 몇 년째 못 하고 있던 전체 리뉴얼입니다.

이번에는 조건이 달랐습니다. 사이트가 HTML/CSS/JS 파일로 제 손에 들어와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클로드에게 사이트 전체의 리뉴얼 디자인을 제안해 달라고 했습니다. 받은 안을 놓고 상의하면서 방향을 다듬었고, 그렇게 정리된 디자인으로 한 번에 바꿨습니다.

위지윅이었을 때는 엄두가 나지 않던 일이었습니다. 페이지마다 따로 만들어져 있으니 톤앤매너를 맞추려면 전부를 다시 조립해야 했으니까요. 파일로 바뀐 뒤에는 같은 규칙을 모든 페이지에 한 번에 입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성격이 다른 작업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얻은 것은 호스팅비 절감만이 아닙니다. 낡은 채로 멈춰 있던 회사 사이트가 지금 흐름에 맞는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몇 년을 미뤄둔 일이 이전 작업에 딸려서 끝났습니다.

남은 것

이전 이후
호스팅 Wix 프리미엄 라이트 x 2 Cloudflare 무료 플랜
월 호스팅비 34 USD (약 49,000원) 0원
연 호스팅비 약 59만원 0원
배포 방식 Wix 편집기에서 직접 깃허브에 푸시하면 자동
디자인 몇 년째 그대로 전체 리뉴얼
URL 구조 기존 그대로 유지

정확히 하자면 도메인 등록비는 이전과 똑같이 나갑니다. 0원이 된 것은 호스팅 비용입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연 단위로 계산해 보세요. 월 34달러는 작아 보이고 연 59만원은 결정을 만듭니다
  • 몇 페이지짜리 소개 사이트라면 무료 플랜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 위지윅으로 만들어 넘겨받을 소스가 없어도 막다른 길이 아닙니다. 화면과 저장 파일을 함께 넘기면 재구성이 됩니다
  • 주소 구조는 바꾸지 마세요. 검색 유입은 호스팅비보다 비쌉니다
  • 네임서버를 바꾼 뒤에는 www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둘 다 확인하세요
  • 기존 요금제를 해지하기 전에 새 사이트가 안정적으로 뜨는지 며칠 지켜보세요
  • 구글 서치 콘솔에 사이트를 등록해 두세요. 옮긴 뒤 검색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 있는 유일한 창입니다. 무료입니다
  • 배포가 자동인 곳을 고르세요. 손이 가는 방식은 결국 방치로 이어집니다
  • 사이트가 낡아서 손대지 못하고 계시다면, 옮기는 김에 같이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파일이 손에 들어온 다음에는 디자인을 통째로 다시 입히는 일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그래서

호스팅 이전도, 사이트 리뉴얼도 몇 년째 제 목록에 남아 있던 항목입니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손대면 무엇이 튀어나올지 몰라서 미뤘습니다. 클로드와 커서 조합으로 그 둘이 한꺼번에 끝나는 것을 보고 저도 적잖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건 홈페이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작은 회사에는 "당장 급하지 않아서" 몇 년째 밀어둔 일이 이것 말고도 있습니다. 이번에 확인한 것은 그 목록을 다시 꺼내볼 이유가 생겼다는 사실입니다.

다음 링크는 그 목록에서 고르겠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편하게 물어보세요. hello@codechains.d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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